시금치나물 만드는법|깨끗한 손질과 짧은 데침으로 들기름 향 살리는 집밥 반찬
예전에 텃밭 한쪽에 시금치를 심어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철이 아닐 때 심어도 제대로 자랄까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작은 잎이 올라오고 어느새 한 끼 반찬으로 먹을 만큼 자랐습니다. 마트에서 사 온 시금치와 달리 흙이 많이 묻어 있어 손질은 조금 번거로웠지만, 직접 다듬어 무쳐 먹으니 기본 나물도 꽤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금치나물은 씻는 과정이 부족하면 흙이 남을 수 있고, 데치는 시간이 길어지면 잎이 물러져 맛이 흐려집니다. 양념을 많이 넣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시금치 자체의 상태와 조리 순서가 더 중요합니다.
시금치나물을 맛있게 만들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됩니다. 뿌리와 잎 사이를 깨끗하게 씻고, 끓는 물에 짧게 데친 뒤, 물기를 알맞게 짜서 양념해야 합니다. 이 과정만 잘 맞춰도 간장과 들기름만으로 깔끔한 집밥 반찬을 만들 수 있습니다.
흙이 남지 않게 시금치 다듬고 씻기
시금치는 잎이 부드럽고 줄기가 가늘어 보이지만, 뿌리 가까운 부분에는 흙이 끼기 쉽습니다. 특히 텃밭에서 바로 뽑은 시금치나 흙이 붙어 있는 시금치는 한 번 헹구는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흙냄새 없이 먹으려면 데치기 전에 세척 과정을 꼼꼼히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시금치의 누렇게 변한 잎이나 상한 부분을 떼어냅니다. 뿌리 쪽은 완전히 잘라내도 되지만, 뿌리 가까운 붉은 부분이 싱싱하다면 살짝 다듬어 함께 사용해도 좋습니다. 다만 흙이 많이 들어간 부분은 칼끝으로 긁어내듯 정리합니다.
시금치나물 재료
- 시금치 1단
- 데침용 소금 1큰술
- 국간장 또는 진간장 1과 1/2큰술
- 참치액젓 1큰술
- 다진 마늘 1/2큰술
- 깨소금 1큰술
- 들기름 1큰술
시금치는 큰 볼에 물을 받아 흔들어 씻습니다. 잎을 세게 비비면 쉽게 상할 수 있으니 물속에서 살살 풀어주듯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 물은 흙이 많이 나오므로 버리고, 맑은 물로 두세 번 더 헹굽니다.
줄기 사이에 흙이 남아 있으면 데친 뒤에도 씹힐 수 있습니다. 뿌리 부분을 손가락으로 벌려가며 확인하고, 물을 갈아가며 씻어줍니다. 깨끗하게 씻은 시금치는 체에 올려 물기를 잠시 빼둡니다.
시금치가 너무 길다면 데친 뒤 먹기 좋게 자를 수 있습니다. 생으로 자른 뒤 데쳐도 되지만, 잎이 흩어질 수 있어 한 단 그대로 데친 다음 정리하는 편이 편합니다. 양이 많을 때는 두 번에 나누어 데치면 익는 정도가 고르게 맞습니다.
색과 식감을 살리는 시금치 데치는 시간
시금치나물에서 데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시금치는 잎이 얇아 오래 삶으면 금방 숨이 죽고 질감이 무거워집니다. 살짝 익혀 초록빛과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는 것이 좋습니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입니다. 물이 끓어오르면 소금 1큰술을 넣습니다. 소금은 시금치에 약한 간을 더해주고, 데친 뒤 색이 흐려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이 팔팔 끓을 때 시금치를 넣습니다. 줄기 부분이 조금 더 단단하므로 줄기부터 먼저 넣고, 잎 부분은 이어서 잠기게 합니다. 전체를 넣은 뒤에는 젓가락으로 한두 번 가볍게 눌러줍니다.
데치는 시간은 시금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0초에서 1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줄기가 굵고 단단한 시금치는 조금 더 두어도 되지만, 잎이 아주 연한 시금치는 짧게 데치는 편이 낫습니다. 잎이 선명한 초록색으로 변하고 숨이 살짝 죽으면 바로 건져냅니다.
건진 시금치는 찬물에 담가 열기를 빼줍니다. 뜨거운 상태로 두면 남은 열 때문에 계속 익어 식감이 물러질 수 있습니다. 찬물에 헹군 뒤에는 손으로 가지런히 모아 물기를 짭니다.
물기를 짤 때는 너무 세게 비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과하게 짜면 시금치가 뭉개지고 줄기가 질겨 보일 수 있습니다. 손으로 눌렀을 때 물이 줄줄 흐르지 않을 정도로만 정리하면 양념이 잘 묻습니다.
물기를 뺀 시금치는 먹기 좋은 길이로 자릅니다. 너무 짧게 자르면 젓가락으로 집기 어렵고, 너무 길면 무칠 때 엉킬 수 있습니다. 한입에 먹기 편한 길이로 정리하면 반찬 그릇에 담았을 때도 보기 좋습니다.
간장과 들기름으로 무치는 시금치나물 양념
시금치나물은 양념을 강하게 하기보다 재료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는 쪽이 잘 어울립니다. 간장은 기본 간을 잡아주고, 참치액젓은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들기름은 마지막에 고소한 향을 입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손질한 시금치를 볼에 담고 다진 마늘, 간장, 참치액젓을 넣습니다. 마늘은 너무 많이 넣으면 시금치 향을 덮을 수 있으므로 적당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장은 한 번에 많이 넣기보다 먼저 조금 넣고 맛을 본 뒤 조절합니다.
참치액젓을 넣으면 간장만 넣었을 때보다 맛이 조금 더 깊어집니다. 다만 액젓마다 짠맛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습니다. 싱겁게 느껴질 때는 간장이나 액젓을 아주 조금씩 추가합니다.
양념을 넣은 뒤에는 손끝으로 가볍게 털어가며 무칩니다. 시금치를 세게 주무르면 잎이 뭉개지고 물이 더 나올 수 있습니다. 줄기와 잎 사이에 양념이 고르게 묻도록 풀어주듯 섞어줍니다.
마지막에 깨소금과 들기름을 넣습니다. 깨소금은 바로 넣기 전에 한 번 으깨주면 향이 더 잘 올라옵니다. 들기름은 오래 두고 가열하는 양념이 아니므로 무침의 끝에 넣어야 고소한 맛이 살아납니다.
완성된 시금치나물은 바로 먹어도 좋고, 냉장고에 잠시 두었다가 먹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나물은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오래 보관하는 반찬으로 만들기보다는 1~2일 안에 먹을 양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은 시금치나물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합니다.
다시 먹을 때 간이 약해졌다면 간장을 조금 더 넣기보다 깨소금이나 들기름을 소량 더해 향을 살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미 물이 많이 생겼다면 가볍게 따라낸 뒤 섞어 먹으면 맛이 덜 흐려집니다.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비빔밥 재료로 넣어도 잘 어울립니다.
시금치나물 만드는법은 복잡하지 않지만 작은 과정의 차이가 맛을 바꿉니다. 흙을 남기지 않고 씻는 일, 끓는 물에 짧게 데치는 일, 물기를 알맞게 정리하는 일이 기본입니다. 그다음 간장과 들기름으로 담백하게 무치면 시금치 본래의 맛이 잘 살아납니다.
텃밭에서 뽑은 시금치든 마트에서 산 시금치든 손질만 잘하면 소박한 반찬으로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싱싱한 시금치가 보이는 날에는 복잡한 양념을 더하기보다 기본 나물로 무쳐보세요. 밥상에 초록빛 반찬 하나가 더해지는 것만으로도 집밥의 느낌이 한결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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